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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푸른빛 바윗돌 위에 있는 대나무 잎새 위에 화살처럼 꽂혔다.그 새파란 광채가 지나쳐

가고 나자, 그 수십 장의 대나무 잎새들은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단 한 장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없었다.그 사람은 자기가 지닌 절기 중에서 대단치도 않은 한 가지 재간을 부려 본 셈이

다. 그러나 뜰안의 대나무 숲속에서는 아무런 동정도 없었다.아무도 이 침입자를 발견한 사

람이 없는 것 같았다.이렇게 되고 보니, 잣나무 가지 위에 다시 몸을 멈추고 서 있는 그 사람

은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봉명장의 이렇게 많은 뜰을 자유 자재로 오락가락해도

한 놈도 내닫는 놈이 없다니, 괴상한 일이다.”용취암이 경계가 삼엄하다는 것은 뭣을 가리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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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일까?”이곳이 정말 봉명장에서 가장 비밀에 속하는 장소란 말인가?’이런 생각을 하다가 그

사람은 또 한 번 냉소를 터뜨리고, 혼자서 마음속으로 중얼댔다.’어차피 들어온 바에야 한 번

기어코 맞닥뜨려 보자! 흥! 나를 당해 낼 놈이 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이렇게 배짱을 든든히

먹자, 그는 훌쩍 몸을 바람처럼 날려서, 또다른 거목(巨木)의 가지 위로 옮겨 갔다.달빛 아래

그의 정체가 드러났다.몸이 온통 부은 것 같고, 긴 머리털이 꼴사납게 엉클어졌으며, 얼굴이

괴상 망측하고 아주 추악하게 생긴 노인이었다.그는 전신에 군데군데 찢어진 낡은 무명옷을

걸치고 있으며, 달을 쳐다보고 말 없이 우뚝 버티고 섰다. 그의 괴상한 정체가 한 번 나타나자

, 대나무 숲속으로부터 누군지 쨍쨍 울리는 음성으로 호통을 치는 소리가 들려 나왔다.”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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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봉명장의 금지(禁止)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흐흐흥!”추악하게

생긴 노인은 또다시 냉소할 뿐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리고 번쩍하고 몸을 돌이키는 순간,

나뭇가지에서 높은 담 위로 우뚝 내려섰다.대나무 숲속에서 호통을 치던 음성이 코웃음을

쳤다.”흥!”추악하게 생긴 노인이 담을 디디고 서려는 순간, 앙칼진 음성이대나무 숲속에서 소

리를 질렀다.”발사해라!”한줄기의 새파란 광채가 두 번째 화살처럼 쏘아져 나왔다. 이번엔 화

살같이 뻗치는 속도가 더한층 빨랐고, 쉭쉭하는 음향도 처음보다 훨씬 더 무섭게 들렸다.추악

하게 생긴 노인은 벌써부터 방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훌쩍 담 위로 내려서는 순간, 두 소맷

자락을 맹렬히 휘둘러 새파란 광채를 쉽사리 막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