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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못하였느냐? 마교(魔敎)의 주구라는 오명(汚名)을 가문(家門)에 주었으며 무림맹(武林盟)에

구금(拘禁)되어 있다. 나는 그것이 걱정이구나!””사부님……!”흑삼 노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

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노구서를 바라보았다. 그 노인이 천하를 양분한다는 신교의 교주이자

천하 최강의 고수 열 명 중 이신(二神)의 한 사람인 신마(神魔) 반흥패(潘興覇)이다.

노구서는 스승과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 자신과 자신의 여인, 그리고 아이를 걱정

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무림맹에서 편지가 왔었다. 너를 무림

맹으로 보내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은 그것 때문이다. 너는 다음

대의 교주(敎主)가 되어야 할 중요한 인재(人才)다. 그러니 이렇게 대회의 소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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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없었다.”사부의 말에 노구서는 자신을 걱정하는 근심이 짙게 깔려 있음을 알고 마

음이 흔들려 눈동자에 물기가 어렸다. 그리고 확고한 신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스승

님, 제자는 ‘자신이 한 일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어긴 적이 없

습니다. 이번 일 또한 제자가 책임질 일! 제자는 그곳에 가겠습니다.”제자의 신념에 찬

말에 흑삼 노인은 허탈한 듯한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늙은 노안에 물기가

어렸다. 제자의 말은 죽으러 간다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허허…, 내가 너를 잘못 가르

치진 않았구나. 이것으로 모든 것은 결정이 되었네.”흑삼 노인이 회의를 마친다는 말을 했

지만 그곳에 모인 이백여 명의 사람들은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단지 비통한 표정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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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정파와의 싸움에서 흘려야 할 피를 생각하자, 모두들 울분을

삭이며 다음 대의 교주이자 당대 최고의 인재인 노구서에게 마음만을 전해 줄 뿐이었다.

정파는 늘 그랬다. 아무 힘도 없는 교도(敎徒)들까지 갖가지 말도 안 되는 명목을 갖다 붙

여 죽였던 것이다. 흑삼 노인은 제자를 잃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태사의에 몸을 묻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결국 노구서는 무창의 무림맹에서 죽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여인과 돌

이 막 지난 딸은 노구서의 사제들에 의해 무림맹에서 구출되어 교에 올 수가 있었다. 하지

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그녀의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다.그것이 십 년 전의 일이다. 그리

고 그곳에는 마교의 전대 고수이자 중원에서 알지도 못하는 은퇴한 노고수인 정이면(丁二

勉)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사건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을 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