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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드는 소리를 들었다. 희미하게 떠지는 눈에 왼쪽에서 날아오는 검의 모습이
보이자 본능적으로 상체를 숙이며 복부의 빈틈에 검을 집어넣었다.섬뜩한 소리가
들리며 그 사람의 얼굴에서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뒤에서 들리는 파공성에 화
살이라는 사실을 안 초일은 자신이 찌른 무사를 방패로 돌리며 화살을 막았다. 그
러자 여기저기서 원독에 찬 외침과 욕설이 터져 나왔고 무사들은 더욱 사나운 기
세로 달려들었다.아무리 사파라도 죽은 시체를 방패로 하는 경우는 없었다. 죽었으
면 편안해야 한다는 유교적 사상 때문이다. 하지만 초일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이미 움직임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힘도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초일
은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 싸우기 위해 움직였다. 어느새 그의 머리부터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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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무기만이 보였으며 자신에게 발산하는 살기만을 느꼈다. 살기가 사라지기 전
에는 절대 움직임을 멈출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검 두 자
루와 도, 창이 날아들자 초일은 본능적으로 창에 왼다리를 내주며 창을 든 자의 머
리라고 생각되는 곳에 검을 찔렀다.그와 동시에 검을 다시 왼쪽 겨드랑이에 끼고
배라고 생각되는 곳에 검을 넣었다. 그렇게 신속히 움직이고 나서 몸을 옆으로 한
바퀴 돌리며 나머지 무기를 피했다. 하지만 검상과 도상이 남으며 또 하나의 혈선
이 그어졌다.귀왕곡의 칠십여 명의 무사들은 마른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쓰러지
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고도 벌써 서른 명의 무사들을 죽여 버
렸다. 그리고 저렇게 고개를 땅으로 향하고 움직이지 않았다.초일의 상태가 궁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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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무사가 검을 들고 다가가자 초일의 몸은 빠르게 움직이며 다가오는 무사를
베어 버렸다. 그렇게 벌써 서른 명이나 죽인 것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인원이었
으나 그런 초일의 모습에 선뜻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그리고 조금 전에 다
섯 명의 인원이 덤볐으나 두 명이 죽고 셋은 재빨리 도망쳐 살 수 있었다. 그렇게
되자 그들은 초일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도망을 가는
사람도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과도한 출혈로 죽을 사람을 두려워해서 도망갈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먼저 덤비는 사람도 없었다. 다가가면 움직이니 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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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기로 서로가 통했는지 숨이 막힐 듯한 침묵만이 흘렀다. 그
렇게 한 식경이 지나자 누군가가 참을 수 없었는지 초일을 향해 비도를 다섯 개
날렸다.그러자 그의 몸이 움직였다. 비도를 향해 검을 휘두르자 세 개의 비도는 쳐
냈으나 나머지 두 개의 비도가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다리에 박혔다. 그러자 무사
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초일의 몸이 서서히 무너졌기 때문이다.무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리 인간이 강하다고 해도 저런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