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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의 검끝에서 흐르는 핏방울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밤 공기를 울렸다. 일행인

남궁우를 비롯해 미소를 짓던 우운비의 얼굴 역시 굳어졌다.초일의 잔인한 손속과

피를 뿌리는 모습은 주위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거기다 초일의 몸에서 흐르는 알 수

없는 죽음의 냄새는 주위를 차갑게 식혀 갔다.방수양은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어

느새 그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으며 또한 무사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았

다. 하지만 살이 떨리는 살기와 상대의 기도에 말을 하기 힘들었다.초일은 이런 경우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기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세로 상대를 누른다면 굳이 피를

보지 않아도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초일의 몸이 어느새 남궁우의

옆에 나타났다.남궁우 역시 초일이 옆에 서자 자신도 모르게 한 발 물러났다. 그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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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나오는 살기는 남궁우와 일행에게도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오직 우

운비만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어떻게 할 거야? 후방은 내가 맡지.”우운

비의 말을 들은 초일은 그 뜻을 알아들었다. 그래서 남궁우에게 말했다.”뚫어야지?”

“그래, 그렇게 하자!”남궁우가 동의하자 초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선두에

서지. 정한은 좌측, 우는 우측, 그리고 그 중간에 적 소저와 남궁 소저가 좌우를 도와주

고 악 동생은 운비를 도와주게.”초일의 말이 끝나자 적들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무엇을

망설이느냐? 적은 일곱 명이다. 당장 척살하라!”그렇게 외친 인물은 비천대의 대주인

혈사랑 홍부식이었다. 그는 직접 맨 앞에 서서 단창을 손에 쥐고 가장 선두에서 내려오

자 용기를 얻은 수하들이 그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비룡대 역시 함성을 지르며 몰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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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초일의 몸이 가장 먼저 달려드는 비천대의 대주인 홍부식에게 향했다. 홍부식의

두 자루 단창이 호선을 그리며 찔러 오자 초일은 싸늘한 미소와 함께 몸이 두 개로 움

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의 검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홍부식의 배를 뚫었다.

‘젠장……!’홍부식은 두 눈을 부릅뜨고 초일의 눈을 바라보았다. 무정한 눈빛에 홍부식은

자신의 배를 바라보다 그의 두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의 몸은 초일의 발에 의해 앞으로

튕겨 나갔다.그리고 순식간에 주위에 달려들던 다섯 명의 무사들이 잔인한 모습으로 땅

에 쓰러졌다.그 모습이 비천대의 무사들에게 두려움보다 원한과 분노의 감정을 일으켰다

. 비천대의 무사들은 악귀처럼 초일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하지만 오히려 초일은 그런 그

들이 어리석게 보였다. 흑살대에 비하면 그들은 어린아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